같은 나이의 친구들끼리도 무언의 경쟁이 난무하는 고등학생 때, 의대를 가거나 인서울하겠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의 꿈을 응원하면서도 중학생 때부터 생긴 내 세계를 공고히 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았다.
좋은 대학을 가겠다는 목표 같은 건 없었다. 글(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기록)을 쓰는 게 좋아서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를 가고 싶다고만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수능 시절에 유튜브에서 만난 인터뷰 콘텐츠 요즘 것들의 사생활을 보며 깨달은 명예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용기를 주었다. 엄마랑 군산시 옥구읍의 동네책방 조용한 흥분색의 행사에 놀러갔다가 지나친 군산대학교에 다니게 되는 거 아니냐고 농담으로 얘기했는데 진짜로 다니게 될 줄 몰랐다.
아무리 탄탄한 세계를 가지고 있다지만 내 마음 속에는 풍선이 있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날에는 한껏 부풀고, 기분이 가라앉거나 지친 날에는 빵 터져버리는 풍선 말이다. 풍선이 겉잡을 수 없이 터져버리는 날에는 마음의 근육을 기르기 위해 명상을 하고 있다(그래봤자 유튜브를 찾아보거나 명상 서비스를 구독하는 정도이다). 무작정 시작한 명상으로부터 몸과 마음에 힘이 많이 들어가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남은 하반기는 언젠가부터 생겨버린 자립심을 내려두고 힘을 빼고 사는 게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