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휴재 선언을 했던 8월 한 달동안 잘 지내셨나요? 발행인 승원입니다. 언제나 그랬든 8월도 바쁘게 보냈어요. 본업 외에도 좋은 기회가 닿아 여러 제안을 받았었고, 다행히 잘 마쳤습니다. 공부 외에 이런저런 것들을 하며 느꼈습니다.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것들은 진심을 가지고 임하게 되는구나, 라는 것을요. 그래서 9월 에세이는 좋아하는 것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써보기로 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대하는 태도]
올해 겨울방학 때부터 재미있는 일이 조금씩 생겼었다. 관심있던 매거진과 지인이 아는 팀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기도 했었고, 동네의 장소를 수집하는 프로젝트에 함께하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왔었다. 내 관심사에 맞으면 무엇이든 다 해보는 편이라 셋 다 즐겁게 끝냈다. 좋아하는 것들과 취향으로 채우는 삶만이 진정한 삶이라고 믿기 때문에.
나를 소개할 때 이름 뒤에 꼭 '경험주의자' 라는 단어를 붙이곤 한다. 인스타그램프로필에도 그렇게 써두기도 했고. 말 그대로 경험주의자. 이제 와서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해야하는 것들, 그러니까 공부를 하는 것보단 관심사를 향해 달리는 경험주의자 파로 살아왔다.
사실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들 때문에 자주 무기력했었다. 내 인생의 좋아하는 것들은 어쩌면 현실 도피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때문에 성적이 좋게 나올 리가 없었고, 주변 사람들과 나도 그렇게 갈망했던 전북대는 수시 원서에 발을 들이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대학보다도 원하는 학과를 가는 게 중요하다. 꼭 전북대가 아니더라도 수시에 원하는 학과를 써서 행복하다(붙을지 안 붙을지는 나중 문제지만).
언젠가 엄마랑 빵을 사러 가면서 이런 얘길 했다. 만약 꿈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싶은 것들과 나만의 취향이 없었다면 바람이 불 때마다 픽픽 쓰러지고 말았을 테지. 앞으로도 누가 뭐래도 열렬히 좋아하고 취향을 고수하는 사람이 될 테야.
[이번 달의 산책 : 오송재]
어느 일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엄마도 저 못지않게 몸과 마음이 지치셨는지 산책을 가자고 먼저 요청하셨어요. 녹색 창을 요리조리 검색하시더니 오송재로 가자고 하시는거에요. 엄마 차를 타고 효자동에서 송천동까지 이동했습니다. 호수가 가운데 있고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이 있었어요. 소리문화의전당까지 연결되는 길이었죠. 전주 사람들에게도 워낙 알려져있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선지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요. 때마침 비가 온 후였어서 신선한 풀 냄새를 맡으며, 맑은 공기를 코로 흡입하며 혼란한 마음을 정리했던 일요일 아침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