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면 펜을 들곤 한다. 대부분은 속으로 썩히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긴 하지만. 노트를 펼쳐서 느끼는 감정 그대로 썼다. 큰따옴표까지 붙이니 내 목소리가 저절로 음성지원이 되는 느낌이었다.
예전부터 이런 불안이란 감정을 자주 느꼈고, 정해진 삶(공부)보다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것이 곧 들쑥날쑥하는 감정의 현실 도피가 되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마음이 가는 데로 살고 있었던 것 같다. 현실에 괴리감을 느껴 맨날 도망치기만 하면 뭐해, 상황은 바뀌지 않는데. 계속 피하기만 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지 못하는 게 내 고질병이다.
어쨌든 하고 싶은 것, 그러니까 꿈 하나만 보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불안한 시기라지만 진로가 정해져있어서 유독 더 그런 것 같다. 차라리 정해져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면 그걸 찾느라 덜 불안했을텐데. 부자가 그 많은 돈을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하는 기분이랄까. 하고 싶은 걸 하면 좋지만, 아니 하고 싶지만 불안 때문에 그걸 놓쳐버릴 것만 같다.
이런 나, 괜찮을까..?
[이번 달의 귀여움 : 선물]
'이번 달의 ~~'.
7월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달에는 제가 발견한 소소한 귀여움을 소개하려고 해요.
오며가며 궁금하거나 귀여운 것들을 모으는 것을 즐기는데요. 눈에 담아두기보다는 언젠가 인스타그램에든 뉴스레터에든 나눌 일이 있겠지, 하며 카메라의 셔터를 누릅니다.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찍어두었던 사진을 부칩니다.
지난 6월에는 초등학생인 사촌동생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생일 선물은 단연 먹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선택했기 때문에 여름에 특화된 선물을 하고 싶었어요. 여름이니까 물놀이할 일이 많을 것 같았고, 저 초록색과 노란색 물총 세트를 편지와 함께 선물해주었습니다.
어느 날의 교회에서 동생을 다시 만났습니다. 유초등부에서 물놀이를 하나봅니다. 비닐 수영 가방을 들고선 쫄래쫄래 다가오더니 선물로 준 물총을 보여줍니다. "형이 선물로 준 물총 갖고 왔어!" 라고 씩씩하게 말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선물에 대한 보답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